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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가깝게 오래 사귄 친구가 있더냐 / 임춘식교수(고17)
작성일시: 2015-03-16 18:09:15   
작성자 : 사무총장 안성조(고30)   

시정신문 칼럼, 2015-3-4
가깝게 오래 사귄 친구가 있더냐

논설위원 임 춘 식(고17, 제22대회장)

부끄러운 일이지만 나의 가장 큰 허구는 참된 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고백이라고 까지는 할 수 없지만 나이 60을 넘어서야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다.

요즘 같이 날씨가 쌀쌀해 잠을 깊이 들지 못할 때는 아무 책이나 집어 들고 소파에 누워 잠을 청하곤 한다. 그러나 도무지 머리만 띵할 뿐 잠 속으로 빠지기 쉽지 않아 너무 많은 잡념들이 생각을 어지럽힌다. 내 나이에 가장 절실한 한 가지 질문은 ‘나에게 친구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부질없이 나이 들어 친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이다.

친구란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일 것이다. 이런 친구들은 학창시절에 대부분 이루어지는데 안타깝게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하나 둘 멀어져가 중년이 되면 얼마 남지 않는다.

사회생활에서 만난 친구들은 평생 친구로 남는 경우가 많지 않다. 특정한 목적으로 많은 인맥을 형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순수성이 결여되어 역시 오래 지속되지는 못한다.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야 말로 노년기까지 소중하게 남는다. 그래서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가장 허물없는 유쾌한 자리가 된다.

오랜 친구로 남아 있기 위해서는 어떤 인연으로 이루어졌던 우선 자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날 가까운 친구였다 하여도, 이민을 갔다든가 하는 등의 이유로, 오랜 기간 만나지 못하면, 자연히 멀어지게 마련이며 그런 친구는 아무리 많아도 의미가 없다.

사람은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어야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여 서로의 협력과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서로의 필요를 주고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진정한 친구란 곤경에 빠졌을 때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면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어야 한다.

청나라 시대의 서예가였던 판교(板橋, 1698-1765)는 스승에게 물었다. “친구란 무엇입니까? 친구란 어떤 사람입니까?” 그러자 스승은 네 가지 종류의 친구가 있다고 대답했다. 첫째는 꽃과 같은 친구이지. 꽃이 아름답게 피면 그것을 품에 안고 좋아하지만 꽃이 시들면 가차 없이 내버리는 사람이라네. 두 번째는 저울과 같은 친구라네. 무거운 물건이나 중요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 고개를 금방 숙이지만 가벼운 물건이나 사람을 만나게 되면 고개를 빳빳이 드는 이중적인 인물이지. 세 번째는 산과 같은 친구라네. 관계를 맺으면 능력을 받아 높은 곳이라도 기꺼이 오를 수 있는 사람이라네. 조그만 묘목을 심은 것 같은데 어느 날 보면 큰 나무 그늘을 능히 만들 수 있는 멋진 인물이지. 네 번째는 땅과 같은 친구라네. 묵묵히, 때로는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부담을 지고 인내할 줄 아는 사람이라네. 하나의 씨앗을 심으면 100배의 결실로 키워내는 인물이라네. 소박하지만 가슴에 원한을 품지 않는 친구이지.
새삼스럽게 생각해 보니 어떤 친구를 가졌는가. 아니 나는 어떤 친구일까?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했다. 어떤 친구를 원하기에 앞서 어떤 친구가 되었는가를 반추해 본다.

누구를 만나 친구가 되어 아름다운 우정으로 남고 싶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어야 한다. 그냥 나의 친구가 되었으므로 그 사실만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해야 한다. 어쩌다 나를 모질게 떠나간다 해도 그를 미워하거나 원망해서는 안 된다. 그 친구가 내 곁에 머무는 동안 내게 주었던 우정과 기쁨으로 내게 준 즐거움과 든든한 마음으로 그냥 좋은 기억을 갖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진정한 우정은 세월이 지날수록 더 아름다워지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가깝다고 느껴져야 한다. 보이는 것으로만 평가되는 이 세상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서로 서로 마음을 맡기며 서로에게 마음의 의지가 되는 참 좋은 친구~~ 내가 아플 때나 외로울 때, 내가 힘들거나 어려울 때 정말 좋지 않은 일들이 있고, 견디기 힘든 환경에 처할수록 우정이 더 돈독해지는 친구, 그런 친구가 있다면 참 좋다. 나 또한 나의 친구들에게 그런 친구로 기억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저 젊었을 때도 그렇지만 특히 요즈음에는, 내가 어떤 사람과 어울리느냐에 따라, 내 나머지 인생이 달라지는 것이다. 나이 들어 함께 보내려면 과연 어떤 친구가 좋을까 생각해 보지만 도무지 가닥이 잡히지 않는다.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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