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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1]국부론과 화식열전 (1)
작성일시: 2014-03-10 12:49:06   
작성자 : 박명수(고16)   

국부론과 화식열전 (1)
-곳집이 차야 예절을 알고, 의식이 족해야 영예와 치욕을 안다-


사마천은 <사기열전> 70편중 69번째에 화식열전 편을 썼다.
이 글이야 말로 자신의 정치관, 인물관, 인생관 등 모든 사상이 집약되어 있는 듯하다.
지금부터 2천백 년 전에 터득한 중국인의 경제관을 사마천이 요약하여 쓴 것이다.

아담 스미스가 1776년에 쓴 국부론에서
“사회 규모가 클수록 분업이 잘 이루어진다.
분업이 발달 할수록 경제 규모도 커지게 되고, 동참하는 사람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고 썼던 ‘분업의 이익’에 대하여,
사마천은 이보다도 천 팔백 년도 전에 사농공상은 백성의 의식(衣食)의 근원이고, 이 근원이 크면 백성은 부유해지고, 근원이 작으면 백성은 빈곤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또 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움직인다는 스미스의 논리도 열전에서 쓰고 있는 ‘도와 자연의 이치’대로 움직인다는 논리와 같다.

이 <화식열전> 편 첫마디에 이렇게 쓰고 있다.
“신농씨 이전의 일은 나도 알지 못하지만 ”시경“ ”서경“에서 말하고 있는 우와 하 이후로는 모든 사람들이 귀와 눈은 아름다운 소리와 아름다운 빛깔을 좋아하여 듣고 보려 한다.
입은 소와 양 따위의 좋은 맛을 맛 보려하며,
몸은 편하고 즐거운 것을 좋아하고,
마음은 위세와 영화를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습속이 백성의 마음에 스며든 지 오래다.

아무리 노자의 현묘한 이론을 들고 나와 집집마다 들려주어도 도저히 감화 시킬 수는 없다.
그러므로 최선의 위정자는 백성의 마음에 따라 다스리고,
차선의 위정자는 이득으로써 백성을 이끌고,
그 다음의 위정자는 백성을 가르쳐 깨우치고,
또 그 다음의 위정자는 힘으로써 백성을 바로 잡고,
최하의 위정자는 백성과 다투는 것이다.“

얼마나 세상을 투철하게 관찰하여 쓴 글인가.
이 몇 마디만 읽더라도 사마천이 얼마나 당시의 세태의 흐름을 잘 알고 위정자들이 베풀어야할 정치의 요체가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있었던가를 직감할 수 있다.

이어서 그는 중국의 지역 별로 생산품의 산지를 기술하고 있다.
(참고1: 지역별 생산품)

그런데 농민은 식량을 공급하고,
나무꾼은 자재를 공급하며,
공인(工人)은 이것을 제품화하고,
상인은 이것을 유통 시킨다.
이러한 일은 위로부터의 정치 지도나 기회(기일을 정해서 모두 모여 작업 하는 것)에 의해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각기 저마다의 능력에 따라 그 힘을 다하여 그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것뿐이다.

그런 까닭에 물건 값이 싼 것은 장차 비싸질 징조이며,
비싼 것은 싸질 징조라 하여 적당히 사고팔며,
각자가 그 생업에 힘쓰고 일을 즐기는 상태는,
물이 위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같아 밤낮을 쉬지 않는다,
물건은 부르지 않아도 절로 모여 들고,
강제로 구하지 않아도 백성이 그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참으로 도와 부합되는 것이며 자연의 이치대로 된다.

[주서]에는 “농민이 생산하지 않으면 식량이 모자라게 된다.
나무꾼이 나무를 베지 않으면 자재가 모자라게 되고 자재가 넘치면 산과 택지는 개척되지 않는다.
공인이 생산하지 않으면 제품이 부족하게 되고, 상인이 유통 시키지 않으면 삼보(식량, 자재, 제품)는 끊어지게 된다.”
고 했는데 이 네 부류의 사람(농민, 나무꾼, 공인, 상인)은 백성의 의식의 근원이다.

근원이 크면 백성은 부유해 지고 근원이 작으면 백성은 빈곤하게 된다.
이 네 부류의 사람은 위로는 나라를 부유하게 하고 아래로는 가정을 부유하게 한다.
빈부라는 것은 밖에서 빼앗거나 주는 것이 아니고, 결국은 그 사람의 재능 여하에 달린 것이다.
기교 있는 사람은 부유하고, 기교가 모자라는 사람은 가난한 것이다.

태공망이 제나라 제후로 봉해 졌을 때, 그 영내의 토지는 염분이 많고 습했으며 주민도 적었다.
그래서 태공망은 부녀자의 일(재봉, 길쌈 등)을 장려하고 공예의 기술을 잘하게 하며,
또 각지에 물고기와 소금을 인출하여 있고 없는 것을 서로 유통하게 했다.
그러자 사람들과 물건이 모여 들었다.
그리하여 제나라는 천하에 관 허리띠 옷 신발을 공급하게 되었고,
그 부강한 제나라에 대하여 동해와 태산 사이의 제후들은 경의를 표하여,
소매를 여미고 옷깃을 바로 잡으며 참조 했던 것이다.
그 후 제나라는 관중이 재상을 맡으면서 물가를 맡아보는 기관과 재화를 맡아보는 기관을 두어 국가가 부강해져 제환공은 춘추시대 첫 번째로 천하의 패자가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관자는
“곳집이 차야 예절을 알고, 의식이 족해야 영예와 치욕을 안다”고 말 했던 것이다.
예(禮)는 재산이 있으면 생기고 재산이 없으면 사라진다.
그러니까 군자가 부유하면 즐겨 그 덕을 행하고,
소인이 부유하면 그 힘에 맞는 일을 한다.

못은 깊어야 물고기가 있고,
산은 깊어야 짐승이 살듯이,
사람은 부유해야만 인의가 따른다.
부유한 사람이 세력을 얻으면 더욱 세상에 드러나고,
세력을 잃으면 빈객도 줄어들어 쓸쓸하게 된다.
이런 일은 오랑캐 나라에서는 더욱 심하다고 사기에는 쓰여 있다.

중국 속담에 “천금을 가진 자의 아들은 시장에서 죽지 않는다.”
고 했는데 그것은 정녕 빈 말이 아니다.
그래서 천하 사람들은 화락하여 모두 이익을 위해 모여들고,
얽히고설키며 모두 이익을 좇아 떠난다.

저 천승을 가진 왕, 만가를 가진 제후들,
백가를 가진 대부들 까지도 오히려 가난을 근심 한다.
하물며 일반 서민은 말해 무엇 하겠는가.
무릇 천하에는 물자가 아주 적은 곳도 있고 풍부한 곳도 있다.
그리고 백성들의 습속은 그것에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면 소금의 경우 산동에서는 해염을 식용으로 하고,
산서에서는 암염을 식용으로 하며,
영남 사북(사막의 북쪽) 에도 원래부터 소금을 생산하는 곳이 있어,
그 곳의 백성들은 그것을 식용으로 하고 있다.
물건과 사람의 관계는 대체로 이러한 것이다.

개괄하여 말하면 양자강이남 초, 월의 땅에는 토지는 광대한데 인구는 적고,
쌀을 주식으로 하고 생선으로 국을 끓여 먹는다.
지형 상 물자가 풍부하여 기근의 염려가 없다.
그런 까닭에 주민들은 게으르게 되어 그 날 그날을 그럭저럭 살아가며 저축도 없는 가난한 사람이 많다.
이러한 사정으로 강남에는 춥고 배고픈 사람도 없을 뿐 아니라 또 천금의 부자도 없다.

반면 기수 사수의 북쪽 지역은 오곡과 뽕 삼을 재배하고 가축을 사육하기에 적당하나,
토지가 좁고 인구가 많은데다가 자주 홍수와 가뭄의 피해를 입기 때문에 주민들은 자진해서 저축을 한다.
그러므로 이 지역 사람들은 농사에 힘을 기울이며 농민을 매우 중히 여기고 있다.
황하 유역 사람들도 이와 마찬가지이나 또한 상업도 경영하고 있다.
제나라 조나라 에서는 지혜와 상술을 쓰며, 기회를 보아 이익을 도모하며,
연나라 대나라에서는 농사와 목축을 업으로 하고 양잠에도 힘쓰고 있다.

이상으로 미루어 볼 때,
현인이 궁정 안에서 깊이 꾀하고 조정에서 논의 하며,
신의를 지키고 절개에 죽는 것이나,
세상을 피해 숨은 고결한 선비가 명성을 천하에 높이 알리는 것도,
결국 귀착하는 것은 부귀이다.
그러므로 청렴한 관리도 오랫동안 일하는 가운데 영전하여 더욱더 부유하게 되고,
폭리를 탐하지 않는 상인도 결국에는 부유하게 되는 것이다.
부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인지라 배우지 않아도 누구나 부를 갖기를 바란다.

그러므로 장사가 싸움에 임하여 성을 공격해서 맨 먼저 오르고,
적진에 뛰어들어 적을 물리치며 적장의 목을 베고 적기를 빼앗으며,
자진해서 화살과 돌을 무릅쓰고 끓는 물과 뜨거운 불의 어려움도 피하지 않는 것은,
그 목적이 후한 상을 받는데 있기 때문이다.

또 마을의 젊은이들이 강도질을 일삼고, 사람을 쳐 죽인 다음 묻어 버리고,
남을 협박하며 나쁜 짓을 되풀이 하고, 무덤을 파헤쳐 공물을 훔치고,
화폐를 위조하고 협객인 척하며, 강탈을 일삼고,
같은 패거리들을 대신하여 목숨을 걸고 원수를 갚으며,
인기척 없는 으슥한 곳에서는 남의 물건을 빼앗고, 사람을 내쫓는 등 법과 금령을 아랑곳하지 않고 달리는 말처럼 사지에 뛰어 드는 것도, 실은 모두 재물을 얻기 위해 하는 짓이다.

또 조나라와 정나라 미녀들이 아름답게 화장하고, 소리가 고운 거문고를 켜고,
긴 옷소매를 나부끼며 춤을 추고, 눈웃음을 치고,
천리를 멀다 않고 나아가 손님의 늙고 젊음을 가리지 않고 웃음을 파는 것은,
후한 부를 얻기 위해 그러는 것이 아니겠는가.

여가가 남아도는 귀공자가 관과 칼을 장식하고,
수행하는 수레와 말을 따르게 하는 것도 부귀를 과시하기 위한 꾸밈인 것이다.
주살로 고기잡이와 사냥을 하러 새벽에 나갔다가 밤늦게 돌아오며,
서리와 눈도 아랑곳하지 않고 깊은 골짜기를 뛰어 돌아다니며,
맹수의 위험도 피하려고 하지 않는 것은 맛있는 것을 실컷 먹기 위해서이다.

주사위 놀이, 경마, 투견, 투계를 하며 안색을 변하면서 서로 자랑하고 필사적으로 싸워 이기려고 하는 것은,
지게 됨으로써 내기에 건 돈을 빼앗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의술이나 그 밖의 여러 가지의 기술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노심초사하여 능력을 쥐어 짜내는 것도 막대한 사례를 얻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관리가 교묘하게 억지를 부리며, 법문을 곡해하기도 하고,
도장과 문서를 위조하여 형벌에 처해지는 일마저 피하지 않는 것은,
뇌물에 탐닉한 때문이다.
농, 공, 상들이 각자 저축과 이식에 힘쓰는 것은,
하나같이 부를 구하고 재물을 불리려 하기 때문이다.
부를 쌓는 일이라면 지혜와 능력을 다 하는 것이 상도라,
힘을 다 짜내지 않으면 남에게 이익을 넘겨주는 일을 초래하게 된다.

집이 가난하고 어버이는 늙고 처자는 어리고 철따라 조상의 제사도 지내지 못하고,
친척과 친구들로부터 음식과 의복까지 신세를 지고 있는데다,
자신은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은,
이미 갈 때까지 다 간 사람이다.

그러므로 무일푼인 사람은 노동을 하고,
다소의 재산이 있는 사람은 지혜를 써서 더 늘려서 많게 하려 한다.
이미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은 시기를 노려 더욱더 비약을 꾀하려 한다.
이것이 이식의 대강이다

이제 생계를 꾸려 나가는데 몸을 위험에 던지지 않고 수입을 얻으려 하는 것은 현인이 한결같이 힘쓰는 바이다.
그러므로 농업으로 부를 얻는 것이 최상 책이고, 상업에 의한 것이 그 다음이고,
간악한 수단으로 부를 잡으려 하는 것이 최 하책이다.
세상을 등지고 산야에 묻혀 사는 청렴한 선비만큼 근행 하는 것도 아닌데,
오랫동안 빈천하게 살면서 즐겨 인의를 말하는 패거리도 역시 부끄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대개 서민들은 상대방의 부가 자기 것의
열배가 되면 이를 헐뜯고,
백배가 되면 이를 무서워하여 꺼리며,
천배가 되면 그의 심부름을 기꺼이 하고,
만 배가 되면 그의 노복이 되는데 이것은 만물의 이치이다.

대체로 가난으로부터 부를 얻는 데에는 농은 공에 못 미치고, 공은 상에 미치지 못 한다.
‘공예나 자수를 하기 보다는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하라’
는 말은 상업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부를 얻는 가까운 길임을 뜻 한다.
무릇 절약과 검소에 힘쓰고 몸을 움직여서 노동하는 것은 생활을 다스리는 정도이다.
그런데 부자는 반드시 독특한 방법으로 남을 누른다.

(참고1)
산서에는 재목으로 대나무 닥나무 마 모피 옥석이 많고 산동에는 물고기 소금 옻 실 등과 미녀 가희가 많다.
양자강 이남에는 녹나무 가래나무 생강 금 주석 납 진주 상아 피혁 등을 생산하고,
북쪽 지방에서는 말 소 양 모직 양질의 털옷 뿔 등이 많다.
구리, 철을 생산하는 산은 중국 천지에 바둑돌을 놓은 것처럼 많다.
이상이 생산물의 대강인데 이런 생산물은 중국 백성이 좋아하는 것들로써
각기 습속에 따라서 의복과 음식에 쓰며 산 사람을 먹이고 죽은 사람을 장사 지내는데 쓰이는 것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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