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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2]국부론과 화식열전 (2)
작성일시: 2014-03-12 00:06:06   
작성자 : 박명수(고16)   

국부론과 화식열전 (2)
-부를 이루는 데는 특별한 법칙이 없다-


부를 이루는 데는 특별한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니고 여러 예를 볼 수 있다.
(참고2: 거부가 된 사례 9가지)

부를 얻는 데는 일정한 직업이 없고, 재물에는 일정한 주인이 없다.
재능이 있는 자에게는 재물이 모이고, 못난 자에게는 재물이 홀연히 흩어지고 만다.
천금을 모은 집은 한 도시를 영유한 군주에 필적하고,
거만의 부를 가진 자는 왕자와 즐거움을 같이 한다.
그들이야말로 이른바 늘 써도 줄지 않는 영지를 지닌 제후가 아니겠는가.

<사기 화식열전>에는 이렇게 많은 사례와 부에 대한 중국인의 생각을 잘 묘사 하고 있다.
덧붙여서 진정한 부자가 된 사례의 예로 범려와 백규를 들고 있다.

월왕 구천이 회계산에서 오왕 부차에게 패하여 굴욕을 당하자 범려와 계연(범려의 스승으로 전해짐)을 중용 하였다.
계연은 이렇게 말했다.
“전쟁이 일어날 것을 알면 미리 군비를 정돈할 것이며,
어느 때 어느 물건을 사용하는 것을 알면, 그 때에 앞서 필요한 물건을 알게 된다.
이 두 가지를 잘 알면 모든 화물의 실정을 제대로 알 수가 있다.
풍년과 가뭄으로 인한 흉년은 교대로 일어난다.
가뭄이 든 해에는 미리 배를 준비해 두고(가뭄이 심한 뒤에는 수해가 있으니까)
수해가 있는 해에는 미리 수례를 준비해 두는 것이(수해가 심한 뒤에는 가뭄이 드니까)사물의 이치이다.

대개 6년마다 풍년이 들고, 6년마다 한해가 발생하며, 12년 마다 대기근이 일어난다.
무릇 쌀값이 너무 낮으면 농민이 고통을 겪고,
쌀값이 너무 높으면 상인이 고통을 받는다.
상인이 고통을 받으면 상품이 나오지 않고,
농민이 고통을 받으면 농경지가 황폐해 진다.
적절한 가격대를 유지해 주면 농민과 상인이 다 이롭게 된다.
쌀값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물자가 공평하게 유통되면,
사방의 화물이 시장으로 나오게 되고,
그렇게 되면 나라 안은 풍요롭게 되는바,
이것이 나라를 다스리는 도이다.

축적이라는 것은 물자를 완전한 채로 보관하는 것이지,
상한 화물을 한 곳에 쌓아 놓는 것은 아니다.
물자는 서로 교역하고 상한 물건은 자기 집에서 쓰도록 한다.
또 비싼 물건을 유보해 두어서는 안 된다.
물건이 남아도는 지 모자라는 지를 생각해 보면, 그것이 비싼 것인지 싼 것인지를 안다.
높은 값이 극도에 달하면 헐값으로 돌아오고,
싼 값이 극도에 달하면 높은 값으로 돌아간다.
비싼 물건은 오물을 배설하듯 자꾸 팔아 버리고,
싼 물건은 주옥을 손에 넣듯 소중히 사 들인다.
화물과 돈은 흐르는 물처럼 원활하게 유통 시켜야 하는 것이다“

계연의 계책을 받아 들여 구천이 월나라에 시행한지 10년이 되자 나라는 부유해 졌고,
병사들에게 후하게 금품을 내렸다.
이로 인해 전사들은 목마른 사람이 마실 물을 얻은 것처럼 적의 화살과 돌을 향해 용맹하게 달리고 구천은 오나라에 보복하여 군대의 위력을 중국에 떨치고 오패의 한 사람으로 일컬어 졌다.
월왕 구천을 도와 복수전을 끝내고 범려는 구천을 떠난다.

이 때 남긴 유명한 말이 있다.
“진비조하면 장량궁하고, 사교토하면 팽주구니라(盡飛鳥 藏良弓 死狡兎 烹走狗)”
(나는 새를 다 잡으면 활은 창고에 들어가고 토끼를 잡고나면 사냥개도 필요 없게 된다)
는 ”토사구팽“이란 말의 효시다.

그 말과 함께 문종에게 보낸 편지에
“구천의 생김새는 목이 길고, 입은 새의 부리처럼 앞으로 나와 있다.
이 같은 관상의 인물은 환난은 같이 할 수 있어도 즐거움은 같이할 수 없다.
군은 왜 떠나지 않는가?” 라고 썼다.
구천이 포로로 잡혀간 뒤 국내에 남아 충성스럽게 나라를 지켰던 문종은 결국 구천이 보낸 칼로 자결하였다.
범려의 뛰어난 면모를 볼 수 있다.
범려는 오나라를 물리치고 나서 구천을 떠나면서 말했다.
“계연의 꾀가 일곱이 있었는데 월나라는 그 다섯을 써서 목적을 달성 했다.
이미 나라에 실시해 보았으니 나머지 둘은 집에 적용해 보리라.”

그리하여 그는 작은 배를 타고 강호를 떠나 제나라로 가서 ‘치이자피’ 라 이름을 바꾸었고 도 나라로 가서는 주공이라 칭했다.

도주공은 “도 나라는 천하의 중앙이며 사방 제후의 나라에 통해 있어 물자의 교역이 빈번한 곳이다.”
고 생각하고 생업에 종사하여 물자를 축적한 다음 시기를 보아 팔아서 이익을 거두었다.
다만 자연의 시기를 기다릴 뿐 사람의 노력에는 의지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생업을 잘 운영하는 사람은 거래할 상대를 고른 다음에야 자연의 시기에 맡기는 것이다.

도주공은 19년 동안에 세 번이나 천금을 모았는데 그 중 두 번 까지는 가난한 친구와 먼 친척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야말로 이른바 ‘부유하면 즐겨 그 덕을 행하는’ 군자의 표본 이었다.

범려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주공이 도에서 살 때 막내아들을 낳았다.
막내아들이 장성할 무렵 둘째아들이 살인죄로 초나라에 갇혔다.
“사람을 죽였으면 죽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내가 듣건대 ‘천금을 가진 자의 자식은 저잣거리에서 죽지 않는다.’ 라고 한다”
주공은 막내아들을 보내어 구해오려고 했다.
큰 아들이 자신을 보내지 않는 것은 자신이 어리석어 부모님이 맡기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고 자살하려 하였다.
옆에서 부인이 말했다.
“지금 막내를 보낸다고 해서 꼭 둘째아들을 살려낼 수도 없을 텐데, 그보다 먼저 큰 아들을 잃게 된다면 어찌하겠습니까?”하고 큰 아들 편을 들었다.
주공은 어쩔 수 없이 큰 아들을 보냈는데, 편지 한 통을 써서 오랜 친구인 장생에게 건네주게 하면서 말했다.
“그 곳에 도착하면 장생의 집에 이 황금 일천일(1일은 24냥)을 갖다 드리도록 해라.
그가 하자는 대로 따라야 하고 절대로 그와 논쟁될 만한 일은 없도록 해라.”

큰 아들이 초나라에 와서 장생에게 편지와 금을 전했다.
그러자 장생은
“어서 빨리 이곳을 떠나라. 절대로 머물러 있지 마라.
동생이 나오거든 절대 그 까닭을 묻지 마라”고 하였다.
장생은 왕공으로부터 스승으로 존대 받으면서도 누옥에 살고 있는 청렴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큰 아들은 이 말을 지키지 않았다.
대사면이 장생에 의하여 실시된다는 사실도 모르고, 큰 아들은 동생이 왕의 대사면으로 풀려난다는 소문에 장생에게 갔다.
장생은 그렇지 않아도 돌려주려고 보관해 두었던 금을 돌려주었다.
장생은 자신의 말을 신뢰하지 않은 큰 아들에 화가 나서 대사면이 도주공의 로비에 의한 것이라는 소문이 돈다고 왕께 고하였다.
왕은 자신의 은총이 로비에 의한다는 오해가 있을까 염려하여, 도주공의 아들을 사형에 처한 후에 대사면을 실시하여 결국 동생은 사형에 처해지고 말았다.

주공의 장남이 죽은 동생의 시신을 가져 왔을 때, 모두 슬퍼하는데 주공은 웃으며 말했다.
“내 정녕 그가 동생을 죽게 할 줄 알았다.
그 놈이 동생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단지 돈을 아까워하여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큰 아이는 어려서부터 나와 함께 고생을 했고, 살기위해 어려운 일을 겪었으므로 돈을 쓰는데 상당히 신중하다.
막내는 태어나면서부터 내가 잘 사는 것만 보았고, 좋은 마차와 말을 타고 다니는 것만 보아 돈이 어디로부터 나오는지 모른다.
따라서 쉽게 돈을 쓰고, 아끼거나 인색하지 않다.
이 전날 내가 막내아들을 보내려 하였던 것은 그가 정녕 돈을 버릴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큰 아이는 그렇게 하지 못해서 이에 결국 동생을 죽였으니 사물의 이치로 보아 슬퍼할 일이 못된다.“ 고 하였다.
그 만큼 범려는 사람의 심리를 깊이 통찰할 줄 아는 현자이었다.

말년에 노쇠하여 가업을 자손에게 맡겼다.
자손은 가업을 다스리고 재산을 불리어 마침내 부가 거만에 달 했다.
그러므로 부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은 모두 도주공을 일컫는 것이다.

백규는 주나라 수도 부근에 살았다.
위나라 문후 때 이극은 농경을 중시하여 토지를 충분히 이용하는 일에 힘을 기울였으나,
백규는 때의 변화에 따른 물가의 변동을 관찰하는 것을 즐겼다.
그러므로 세상 사람들이 버리고 돌아보지 않을 때에는 사들이고,
세상 사람들이 사들일 때에는 팔아 넘겼다.

즉 풍작일 때에는 곡물을 사들이고, 대신 실과 옷을 팔아 넘겼으며,
흉작이 되어 고치가 나돌면 비단과 솜을 사들이고, 대신 곡물을 팔아 넘겼던 것이다.
천문 관측(참고3)에 의하여 풍년과 흉년이 들것을 예측 하였다.
풍년과 흉년의 변화를 보며 사고팔고 했으므로 백규의 축적은 대체로 해마다 배로 늘어났다
돈을 늘리려고 생각하면 싼 곡물을 사들이고, 수확을 늘리려고 생각하면 좋은 종자를 썼다.
거친 음식을 달게 먹고, 욕심을 억제하며, 의복을 검소하게 절약하고,
일을 시키는 노복과 고락을 함께 하며,
시기를 보아 행동하는 데는 맹수나 맹금이 먹이를 보고 달려드는 것처럼 빨랐다.

“내가 생업을 운영하는 것은 마치 큰 정치가인 이윤(은나라 시조 탕왕의 재상)과 여상(강태공)이 정책을 도모하여 펴듯,
병법가인 손자와 오자가 군사를 쓰듯,
법술가인 상앙이 법을 행하듯이 했다.
임기응변으로 일을 처리하는 지혜도 없고,
일을 결단하는 용기도 없고,
얻었다가 도로 주는 어짐도 없고,
지킬 것을 끝까지 지키는 강단도 없는 사람은,
내 방법을 배우고 싶어 하더라도 가르쳐 주지 않겠다.“고 하였다.

생각 하건대 천하의 사업을 말하는 사람들이 백규를 그 조상으로 우러러 모시는 것은 백규가 실제로 그것을 시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실제로 시험해 보아서 성과를 올렸던 것이지,
결코 이론으로만 말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이상 사기의 화식열전에 나오는 주요 내용을 요약해 보았다.
중국이 자본주의 체제를 도입한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은 기간에 오늘날의 부를 이루는 것을 보면 오랜 세월 중국인에게는 상술에 대한 유전자가 몸에 배어서 내려오고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참고2)
농사는 재물을 모으는 데에는 탐탁한 것이 못 되지만,
진양은 농사에 의해 한 주의 제일가는 부호가 되었다.
무덤을 파헤쳐 공물을 훔치는 것은 나쁜 일이지만 전숙은 그것을 발판으로 몸을 일으켰다
도박은 나쁜 놀이이지만 환발은 그것에 의해 부자가 되었다.
행상은 남자에게 천한 직업이지만 옹낙성은 그것에 의해 부유하게 되었다.
기름장수는 부끄러운 장사이지만 옹백은 그것에 의해 천금을 벌었다.
음료 장수는 하찮은 장사이지만 장씨는 그것에 의해 천만 장자가 되었다.
칼을 가는 것은 보잘것없는 기술이지만 질씨는 그것으로 호화로운 음식을 즐겼다.
양의 위를 삶아 말려 파는 장사는 단순하고 하찮지만,
탁씨는 그것으로 종과 말수례를 거느리는 신분이 되었다.
말을 치료하는 의사는 대단치 않은 기술이지만,
장리는 그것으로 인해 종을 쳐서 노비를 부를 정도의 대저택에서 살았다.
이것은 모두 한결 같은 마음으로 재화 증식에 힘쓴 결과라 할 것이다.


참고3
천문을 관측하여 태음(목성 뒤의 두별)이 동쪽에 있는 해에는 풍년이 들고,
그 이듬해에는 흉년이 든다.
태음이 남쪽에 있는 해에는 한해가 일어나고 그 이듬해에는 수확이 많다.
태음이 서쪽에 있는 해에는 풍년이 들고 그 이듬해에는 흉년이 든다.
북쪽에 있는 해에는 큰 한해가 일어나고, 그 이듬해에는 수확이 많다.
그리고 홍수가 나는 해가 있으면 태음은 다시 동쪽으로 돌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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